짝사랑 테스트: 숨기는 쪽? 들키는 쪽?
시인
메모장에 쓰고, 안 보내고, 한 줄 더 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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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인
메모장에 쓰고, 안 보내고, 한 줄 더 씀
메모장 맨 아래에 제목 없는 메모가 하나 있지. 걔한테 하고 싶은 말을 세 줄 쓰고, 안 보내고, 다음 날 한 줄 더 쓰는 그거. 잠금까지 걸어 놨잖아 ㅋㅋ 티를 안 내는 건 마음이 작아서가 아니야.
너무 커서 꺼내는 순간 엎질러질 것 같은 거지. 그 덕에 너는 걔 말버릇, 웃을 때 눈이 먼저 접히는 것까지 다 알아. 그 관찰이 문장이 되면 진짜 사람 마음을 흔들어.
메모가 길어질수록 걔는 점점 메모 속 사람이 돼. 진짜 걔가 먼저 말을 걸어도 '그냥 예의겠지' 하고 깎아서 읽잖아. 걔도 어딘가에 안 보내는 문장을 쓰고 있을지 모르는데.
꺼낼 날을 고른다면 걔가 먼저 말을 건 날이 좋아. 메모 한 줄을 말 한 줄로 옮기기 제일 쉬운 날이거든. 오늘 밤에도 메모는 한 줄 늘겠지.
괜찮아. 그 메모장 덕에 너는 걔를 제일 오래, 제일 자세히 좋아한 사람이니까. 다만 그중 한 줄쯤은 언젠가 걔 귀에 닿아도 돼 📝